티스토리 뷰
목차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책만 보는 바보는 정조시대 실학자였던 이덕무의 자서전 ‘간서치 전’이 원작이다. 간서치 전을 우리말로 옮기면 책만 보는 바보가 된다. 이 책은 이덕무자신이 어떻게 해서 책을 읽게 되었는지 그리고 책을 왜 좋아하는지와 책을 통해서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들, 스승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어놓은 책이다. 더불어 책을 통해 결국엔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이야기 한 책이다.
시대적배경
이 책의 배경은 조선시대후기이다. 양반의 자손이었지만 서자 출신이었던 이덕무는 공직에 진출할 수도 없었다. 양반이라면 당연히 시험을 봐서 공직에 진출해야 하지만 조선시대는 신분 사회였기 때문에 ‘서자’라는 이유로 시험을 볼 수도 없었고 양반이었기 때문에 장사치나 농사꾼이 될 수도 없었다. ‘서자’인 이덕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이러한 출신 성분 때문에 자신의 생을 방황하면서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이덕무는 담담하게 책을 읽는 방편을 선택한다. 한두 권으로 시작했던 독서가 계속적으로 자신의 평생 동안 이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책을 읽는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이덕무는 조선 후기 실학자로서 북학파 실학자들과 깊이 교류하였던 학자이다. 이덕무의 벗들로는 박재가, 유득공, 백동수, 이서구, 그리고 스승으로 담헌 홍대용, 연암 박지원 선생이었다.
책의 내용
이 책은 총 6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이덕무가 어떻게 해서 책을 읽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두 번째는 이덕무가 살았던 백탑 (원각사지 십 층 석탑, 대사동)이라는 동네에 관한 이야기이다. 백탑옆에 살면서 생활고에 시달려 먹을 것도 없었던 이덕무가 책을 너무 좋아하니까 친구들이 책방을 만들어주는 따뜻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덕무가 책을 어떻게 읽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세 번째는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친구들 이야기이다. 이덕무가 아무리 힘들었어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다 친구들 덕분이었다. 그 첫 번째가 박재가이다. 박재가는 굉장히 강한 성향의 인물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유득공이라는 인물이 소개되는데 유득공은 이덕무가 고민이 있을 때 늘 따뜻하고 편안하게 이덕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로 소개된다.그다음으로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에게 반해 무예에 굉장한 뜻을 가졌던 처남이자 친구인 백동수가 소개된다. 이서구는 서자였던 이들과 달리 양반 출신이었는데, 부와 권력을 다 가진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신분 제도나 사회에 불만을 가졌던 인물로 소개된다. 그리고 이덕무의 스승인 연암 박지원과 담헌 홍대용의 이야기가 나와 있다.다섯 번째로는 이덕무 인생의 반전 이야기이다. 사회변혁을 꿈꾸었던 정조의 획기적인 인사로 이덕무는 규장각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청나라도 다녀오고 규장각에서 검사관으로 일을 하게 된다. 여섯 번째로 자녀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로 책은 마무리되어있다.
작가 안소영
1967년 대구출생. 서울에서 자랐다. 서강대 철학과 졸업. ‘당신에게로’ ‘시인동주’등 다수출간했다.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2005년 진경문고출판사
소감
이 책은 오래전 지인의 소개로 처음 읽게 되었다. 잔잔하게 시작되는 활자들에서 시작되어 한 장 두 장 책장이 넘어가면서 쏟아내는 이야기들에 나도 모르게 정겨움, 따쓰함, 애잔함에 코끝이 찡해지며 마음마저 먹먹해졌던 기억이 있다. 이덕무가 자신이 살던 몹시 작은 방에서 지내는 모습을 표현해 낸 구절들에서의 궁핍한 살림으로 인한 소박한 소망들을 보고 있노라니 풍족한 현세대에 태어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서자’로 태어난 설움들이 모여 말하지 않아도 서로 느끼고 알아보는 절친한 벗이 되고, 처지가 다름에도 나이차이에도 책 하나로 벗이 될 수 있는 서로의 관계들에서 부럽고 멋스러움을 느꼈다. 과하지 않게 있는 그대로를 나누고 느끼며 묵묵히 지낸 세월 끝에 그나마 살만해지는 모습에 또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졌었다. 이덕무가 살던 그 시절이나 물자가 넘쳐나는 현시대에도 서럽고 외로운 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행여 이 책을 접하게 되는 인연이 될 수 있다면 이덕무의 삶을 통해 조금은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해본다.